“언제든 열리고, 누구나 누린다” 학교시설 AI 무인개방, 군포의왕에서 전국 최초 모델로

교육 / 정충근 기자 / 2026-11-04 16:05:09
군포의왕교육지원청과 보안업체, 전국 최초‘AI CCTV 학교시설 무인개방 중앙관제’업무협약 체결(11. 4.)
▲ “언제든 열리고, 누구나 누린다” 학교시설 AI 무인개방, 군포의왕에서 전국 최초 모델로

[뉴스앤톡] 토요일 오전 9시, 의왕의 한 중학교 체육관. 생활체육 동호회 회원들의 출입 시간이 되자 문이 열리고 조명과 냉난방이 저절로 켜진다. 문을 열어 준 사람은 없다. 이용 시간이 끝나면 안내 방송이 퇴실을 알리고, 불이 꺼지고, 문이 잠긴다.

학교 체육관은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실내 운동 공간이지만 주말 문턱은 높았다. 주민은“왜 안 열어 주느냐”고 묻고, 학교는“누가 문을 열고,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되물었다. 주말 당직 인력은 부족했고, 교사동으로 이어지는 통로의 보안과 시설 훼손에 대한 걱정도 컸다. 학교시설 개방을 둘러싼 갈등은 대부분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군포의왕교육지원청은 이 문제를 사람이 아닌 시스템으로 풀었다. 올해 8월부터 둔대초·갈뫼중·백운중 3개교 체육관을 AI CCTV와 사물인터넷(IoT) 기반 무인개방으로 운영했다.
- AI CCTV가 화재·침입·쓰러짐 같은 이상 상황을 스스로 감지한다.
- IoT 장비가 출입 통제와 조명·냉난방을 자동으로 제어한다.
- CCTV는 학생과 교직원이 학교를 쓰는 시간에는 녹화하지 않고, 주말 개방 시간에만 작동한다.
- 대관 공고와 공개 추첨은 교육지원청이 통합해 맡아, 학교 행정실이 따로 챙길 일을 줄였다.

결과는 숫자로 나왔다. 9~10월 이용자 65명에게 물은 설문에서 96.9%가 시범사업에 만족했고, 관내 다른 학교로 넓히는 데에는 100%가 찬성했다. 교직원 15명 중 14명(93.3%)은 도입 전 우려가 해소됐다고 답했다. 시범운영 기간 시설 훼손·무단침입·안전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한 교직원은“주말마다 학교로 민원 전화가 올까 걱정했는데, 막상 운영해 보니 조용했다”고 답했다.

남은 숙제는‘누가 지켜보느냐’였다. 시범운영 동안 모니터링과 이용자 응대는 교육지원청이 대신 맡았다. 그러자 학교 현장에서는“지원청이 언제까지 대신해 줄 수 있느냐, 결국 학교 일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왔다. 이번 협약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다. 교육지원청이 보안 전문기업의 중앙관제를 학교시설 무인개방에 결합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협약에 따라 보안업체는 관제센터에서 시범학교 체육관의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대응하는 중앙관제 체계를 마련한다. 교육지원청은 보안성 검토 등 행정 절차와 참여 학교 확보를 맡는다.
- 중앙관제는 보안성 검토와 관제 프로그램 개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두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바로 적용할 계획이다.
- 두 기관은 운영 성과를 함께 분석해 경기도교육청과 공유하고, 도 단위 표준 모델 마련에도 협력한다.
- 시범학교가 이미 쓰던 무인경비 시스템과 연계해 추가 부담을 줄였다.
- 협약은 특정 업체에 계약상 우선권을 주지 않는 비독점 협력이다.

교육지원청은 2027년 시범학교에 궁내중·당동중·곡란초·의왕푸른초를 더해 7개교로 넓힌다. 의왕푸른초는 당직자 없이 운영되는 무인당직 학교다.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학교에서도 주말 개방이 가능한지를 처음 확인하는 사례가 된다.

이혜정 의왕푸른초 교장은“당직자가 없어 학교 문을 여는 일은 늘 조심스러웠다”며“보안업체의 중앙관제가 그 빈자리를 채워 준다면 아이들과 주민 모두에게 열린 학교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정숙경 교육장은“학교 문을 여는 데 필요한 것은 누군가의 주말 희생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어“당직이나 인력 사정과 상관없이 언제든, 지역 주민 누구나 안심하고 쓰는 학교시설을 만들겠다”며“‘학교시설, 모두의 개방’이 경기 학교시설 개방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도록 경기도교육청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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