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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 지역과 환경 시료의 미세플라스틱 재질 분포. 인천 무의도와 자월도의 조사 위치와 해수·퇴적물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재질의 비율. |
[뉴스앤톡] 인하대학교는 최근 해양과학과와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소속 해양동물학연구실 연구진이 갯벌 생태계에서 먹이사슬에 따라 미세플라스틱 축적 정도가 달라지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갯벌은 육상과 해양에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이 퇴적과 재부유를 반복하며 축적되는 지역이다. 조개와 게 등 다양한 저서생물이 서식하고 수산물 생산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지만, 해수와 퇴적물부터 여러 영양단계의 생물까지 함께 분석한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인천 무의도와 자월도 갯벌에서 해수와 퇴적물, 해조류 2종, 저서생물 19종 등 81개체를 채집해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분석했다. 저서생물은 갯벌 바닥에 사는 생물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들을 먹이 섭취 방식에 따라 물속 입자를 걸러 먹는 여과섭식자, 퇴적물을 먹는 퇴적물섭식자, 해조류 주변의 유기물을 먹는 쇄설물섭식자, 다른 생물을 잡아먹는 포식자로 구분했다.
연구 결과 전체 시료에서 총 1천63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해수에서 92개, 퇴적물에서 110개, 생물 시료에서 1천428개가 확인됐다. 주요 재질은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폴리스타이렌(PS)이었으며, 전체 입자의 65%는 20~100㎛ 크기였다.
생물의 섭식 방식에 따라서도 미세플라스틱 축적량에 차이가 있었다. 꽃게나 대수리 같은 포식자에서는 습중량 1g당 평균 3.6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주요 먹이생물인 바지락이나 대합 같은 여과섭식자의 0.87개보다 높았다.
해조류 주변의 유기물을 먹는 새우나 망둑어 같은 쇄설물섭식자에서는 1g당 평균 26.69개가 검출돼 해조류의 11.62개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퇴적물을 직접 섭취하는 길게나 칠게 같은 퇴적물섭식자도 물속 입자를 걸러 먹는 여과섭식자보다 6배 이상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축적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해수뿐 아니라 퇴적물과 해조류 표면에 축적되고, 생물의 먹이활동을 통해 상위 영양단계로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입자 개수를 기준으로 계산한 포식자와 먹이생물 사이의 생물확대계수는 3.9~9.6으로 나타났다. 생물확대계수는 먹이생물에 비해 포식자 몸속에 특정 물질이 얼마나 더 많이 축적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의 검출 개수가 적더라도 생태학적 위험성이 낮은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여과섭식자에서는 입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일부 생물에서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아크릴로나이트릴(PAN), 에폭시수지 등 잠재적 위해성이 높은 재질이 확인됐다.
자월도 생물도 무의도보다 미세플라스틱 검출량은 적었지만 잠재적 위해성이 높은 고분자 재질의 비율은 더 높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평가할 때 입자 개수뿐 아니라 재질과 크기, 생물의 섭식 방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기초연구실 사업(과제명: 해양 플라스틱 순환과 블루카본 생태계 기능 변화)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김태원 해양과학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박병용 연구원이 제1저자를 맡았다. 미국화학회(ACS)가 발간하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IF: 12.2)’ 창간 60주년 특별호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갯벌 저서생태계의 영양단계별 미세플라스틱 분포에 대한 최초 평가(An Initial Assessment of Microplastic Distribution across Trophic Levels in Benthic Ecosystems of Tidal Flats)’다.
연구진은 앞으로 미세플라스틱의 질량과 부피, 화학적 위해성, 실제 먹이망 구조에 대한 추가 분석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갯벌 생태계와 수산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박병용 연구원은 “갯벌에 서식하는 생물은 같은 환경에 있더라도 먹이의 종류와 섭식 방식에 따라 미세플라스틱 노출과 축적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갯벌 먹이망 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이동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원 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앞서 심해열수공 생태계에서 확인한 먹이사슬에 따른 미세플라스틱 축적·확대 현상을, 훨씬 다양한 종이 서식하는 갯벌 생태계에서도 확인한 최초의 사례”라며 “미세플라스틱의 재질과 크기, 생물의 섭식 생태를 함께 분석해서 갯벌 생태계와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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