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경기분원 설립 '경기 전통예술 국가 거점 평택에'

경기 / 정충근 기자 / 2026-09-03 11:05:38
8월 26일, ‘국립국악원 경기분원 설립’ 주제로 학술토론회
▲ 국립국악원 경기분원 설립 '경기 전통예술 국가 거점 평택에'

[뉴스앤톡] 평택의 풍부한 전통예술 자산을 기반으로 국립국악원 경기분원을 평택에 설립하기 위한 학술적·정책적 논의가 본격화됐다.

평택시 주최, 지영희기념사업회 주관, 평택문화원이 후원한 ‘2026 지영희학술토론회’가 8월 26일 오후 평택시남부문화예술회관 세미나실에서 ‘국립국악원 경기분원 설립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토론회는 김기수 지영희기념사업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승국 전통문화콘텐츠연구원장과 박성복 평택학연구소장이 기조발제에 나섰다. 이어 박은옥 평택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 김상모 평택시 문화국제국장, 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김용호 광주특별시립창극단 예술감독, 강상구 서울예술대학교 음악학부 교수가 지정토론에 참여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약 1400만 인구를 가진 경기도에 국립국악원 소속기관이 없다는 점과 함께 평택이 민속음악의 아버지 지영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평택농악, 평택민요, 경기시나위, 판소리 중고제, 웃다리농악 등 기호문화권 전통예술의 핵심지역이라는 점이 경기분원 설립의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첫 번째 기조발제에 나선 김승국 전통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국립국악원 경기분원 설립 필요성과 당위성’을 주제로 국악의 보존·계승과 진흥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해야 할 문화정책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기도의 인구와 풍부한 전통예술 자원에 비해 국가 국악기관이 부재한 현실을 지적하고, 문화향유권과 문화균형발전 차원에서 경기분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승국 원장은 평택이 수도권과 충청권을 연결하는 교통 접근성뿐 아니라 국가무형유산과 관련 시설, 전문예술단체, 국제도시라는 조건까지 갖췄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경기분원은 기존 분원을 답습하기보다 ▲국악 창작·현대화의 본산 ▲창작 연희 국악센터 ▲글로벌 K-전통문화 거점 등 미래지향적인 기능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기조발제자 박성복 평택학연구소장은 ‘기호문화권 전통 예인의 고장 평택’을 주제로 평택의 역사·지리적 환경과 전통예술의 계보를 분석했다. 박성복 소장은 평택이 경기와 충청문화가 교차하는 기호문화권에 위치하면서 판소리 중고제와 사당패, 웃다리농악, 경기시나위 등 다양한 예술이 발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흥갑·이동백·유세기·방용현·지영희 등 한국 전통예술사에 족적을 남긴 예인을 배출하거나 활동 무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영희가 전통음악을 채보·체계화하고 국악교육과 국악관현악 발전에 기여한 근현대 국악의 선각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소리터와 지영희국악관, 평택시무형유산전수교육관,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등 이미 구축된 문화 기반을 경기분원과 연계하면 신규 시설 중심의 접근보다 효율적인 국가 국악 거점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국립국악원 경기분원은 기호문화권 국악의 중심인 평택을 기점으로 오산의 경기제인청, 수원, 화성, 광주, 광명, 부천, 안성 등의 국악 자원을 연구, 발굴, 계승, 창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거점 역할을 하어야 한다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지정토론에서는 설립 당위성을 넘어 국가 정책화와 구체적인 운영모델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제시됐다.

박은옥 평택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은 국립국악원 경기분원 유치를 위해서는 타당성 조사와 경기도 정책 의제화, 국가계획 반영, 정부예산 확보로 이어지는 단계별 전략을 주문했다. 특히 지영희 선양사업을 기념에서 연구로, 연구에서 교육으로, 교육에서 창작과 세계화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상모 평택시 문화국제국장은 국립국악원이 평택의 기존 국악을 대신하는 기관이 아니라 지역이 쌓아온 자산에 국가의 연구·교육·공연·창작 역량을 더해 성장시키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치 과정에서 시민 참여와 공론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는 경기분원을 경기국악 허브, 국악 창작·융합 플랫폼, 미래세대 국악교육 거점, K-국악 국제교류·공공외교 거점으로 특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평택에 설치하되 경기도 31개 시·군 전체를 정책 대상으로 삼는 광역 네트워크형 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호 광주특별시립창극단 예술감독은 다른 후보 도시와의 객관적인 비교와 함께 운영 인력·예산·프로그램,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캠프험프리스와 평택오산미공군기지, 평택항을 활용한 외국인 국악교육, 국제 레지던시, 해외 공동제작 등 실질적인 세계화 전략도 주문했다.

강상구 서울예술대학교 교수는 경기분원만이 수행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지영희를 비롯한 평택 예인의 역사적 자산을 시민과 청소년이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립국악원 경기분원과 평택의 예술자산을 결합한 지속 가능한 인물·공간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는 ‘왜 경기분원이 필요한가’를 넘어 ‘왜 평택이어야 하며, 평택에 설립될 경기분원이 대한민국 국악 정책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데 논의를 집중했다.

향후 평택시와 경기도, 정치권, 국악계와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타당성 조사와 국가계획 반영, 정부예산 확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평택의 전통예술 자산을 경기 전역과 연결하는 차별화된 운영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경기분원 설립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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