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천연기념물 ‘호사도요’ 울주군서 2년 연속 번식

경상 / 정충근 기자 / 2026-05-20 09:15:22
시민생물학자·농민 협력으로 4개체 부화 후 이소
▲ ‘호사도요’ 울주군서 2년 연속 번식

[뉴스앤톡] 천연기념물인 희귀 조류 ‘호사도요’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울산 울주군의 한 논에서 번식에 성공했다.

시민학자와 농민의 협력이 만들어낸 결실로 울주군 들녘이 희귀 철새의 안정적인 번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시는 윤기득 시민생물학자 겸 사진작가가 지난 4월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의 한 논에서 호사도요의 산란과 포란, 부화 과정을 모두 관찰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지난해에도 호사도요 번식이 확인된 장소다.

이번 관찰은 지난 4월 9일 비 내리는 논에서 먹이 활동 중이던 호사도요 암수 한 쌍과 둥지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윤 작가에 따르면 4월 27일 오후 3시까지 수컷이 4개의 알을 품고 있었으나, 같은 날 오후 5시 이후 새끼 4마리가 모두 부화해 둥지를 떠난 것이 확인됐다.

이는 도감상 알려진 부화 기간과 같은 최초 발견 후 19일 만의 이소였다.

일반적으로 수컷이 포란을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암컷이 함께 알을 품거나 교대하는 모습이 관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는 “호사도요가 울주군 남창과 동상리 들녘에서 지속적으로 번식하고 있다는 것은 이 지역의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의미”라며 “생태계 보전을 위한 체계적인 조사와 보호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호사도요의 번식 성공 뒤에는 지역 농민의 세심한 배려도 있었다.

자신의 논에 호사도요 둥지가 있는 사실을 전달받은 동상리 주민 엄주덕 씨는 새끼들이 안전하게 떠날 수 있도록 모내기 준비를 미뤘다.

엄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사도요 서식 환경 보호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동상리 논 일대가 호사도요의 안정적인 번식지로 확인된 만큼 이 일대에 대한 보호와 관리를 위한 관찰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부화 개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동상리 들녘이 주요 철새 번식지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알려 생태계 보호 중요성을 널리 알리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호사도요는 국가유산청 지정 천연기념물로 습지와 휴경지, 하천 주변에 둥지를 틀며 번식하는 조류다.

암컷이 수컷보다 더 화려해 몸 윗면은 어두운 녹갈색이고 얼굴에서 윗가슴까지는 적갈색, 가슴은 폭넓은 검은색을 띤다.

수컷은 얼굴에서 가슴까지 회갈색 바탕에 흰색이 스며 있다.

암컷이 수컷에게 구애 행동을 하는 일처다부제 특성을 보이며, 산란은 3∼4개의 알을 낳고 19일 동안 포란 한다.

주로 수컷만이 포란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번식기에는 암컷의 포란장면이 직접 관찰됐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국 등지에 분포하는 호사도요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관찰되는 나그네새로 분류된다.

다만 최근 낙동강 하류와 시화호 등 일부 지역에서 번식과 월동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에서도 지난해부터 연속 번식이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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