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 20주년 《우리의 여름에게》 성료

경기 / 정충근 기자 / 2026-09-28 09:05:05
26팀 청년 작가의 개별적인 작업세계를 하나의 범주에 가두지 않고, 관람객의 선택과 해석으로 확장한 개관 20주년 청년작가전 마무리
▲ 포스터

[뉴스앤톡]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은 지난 9월 27일 개관 20주년 기념 청년작가전 《우리의 여름에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7월 16일부터 9월 27일까지 열린 이번 전시에는 동시대 청년 작가 26팀이 참여했으며, 6만여 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우리의 여름에게》는 26팀의 작업을 통해 청년을 하나의 연령이나 세대로 규정하기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성되는 과정으로 바라보며, 청년의 다양한 감각과 태도를 조명했다.

전시는 ‘여름’을 하나의 주제를 설명하는 단어가 아니라, 성장과 불안, 가능성과 한계, 충만함과 소멸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간의 상태로 바라보았다. 따라서 완성된 청년의 모습을 제시하기보다 반복하고 멈추고 방향을 바꾸는 과정,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을 품은 채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힘에 주목했다. 전시를 경험한 관람객 역시 ‘여름’을 하나의 공통된 이미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기억과 일상, 지나온 시간과 연결해 각자의 의미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시가 제시한 ‘여름’이 특정한 해석으로 닫히지 않고 관람객의 경험 속에서 저마다 다른 의미로 변주된 것이다.

이러한 관람 경험은 전시 공간과 정보 전달 방식에도 반영됐다. 고정된 관람 동선을 없애고 작품과 공간, 시선의 관계를 유동적으로 경험하게끔 했으며, 작가의 이름이나 이력보다 개별 키워드를 통해 작품에 접근하도록 했다. 작품별 브로슈어 역시 관람객이 자신이 마음을 기울이는 작품의 정보를 직접 선택하고 모아 자신의 기록으로 완성하도록 구성했다. 그 결과 관람객은 동일한 전시를 경험하면서도 각자의 동선과 선택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전시를 읽고 기억할 수 있었다.

전시의 담론은 사전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두 차례의 작가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확장됐다. 개별 키워드에서 출발해 ‘구조, 기록, 경계, 신체, 환경, 물질’이라는 6개의 상위 키워드를 도출하고, 작가들이 서로의 작업을 들여다보며 관계와 차이를 탐색했다. 이후 이 과정에서 형성된 논의와 관계를 바탕으로 작가 비평을 구성했으며, 관련 논의를 담은 전시 도록이 연내 발간될 예정이다. 전시에서 시작된 질문과 대화가 비평과 기록으로 이어지며 전시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담론의 형태로 남게 된다.

또한, 참여 작가 알오에스(ROS)의 개막 퍼포먼스 〈뿌리기반사회〉를 비롯한 전시 연계 퍼포먼스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몸으로 경험하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시의 범위를 넓혔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관람객이 자신의 감상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작가를 선택해 전시실에 직접 걸어두는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2천여 명이 참여했다. 이는 같은 전시를 경험하더라도 누구나 동일한 기억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선택과 감각에 따라 서로 다른 전시를 만들어간다는 이번 기획의 의도를 구체적인 형태로 남긴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전시가 끝난 뒤에도 관람객의 선택과 흔적이 공간에 축적되며 《우리의 여름에게》가 만들어낸 서로 다른 경험의 기록이 됐다.

경기도미술관 관계자는 “《우리의 여름에게》는 청년과 전시를 하나의 완성된 상태로 규정하기보다 작가와 관람객이 각자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주목한 전시였다”며 “전시에서 시작된 작가들의 대화가 비평과 도록으로 이어지고, 관람객의 선택과 경험이 전시장에 기록으로 남았다는 점에서 전시 이후에도 그 의미가 계속 확장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미술관은 다가오는 10월 29일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는 마지막 전시 《사랑노동아시아하기》 개최를 앞두고 있다. 더불어 앞으로도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실천과 세대의 감각을 지속적으로 조명하고, 작가와 관람객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관계와 의미가 생성되는 전시와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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