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변화입니다” 울산시, 양성평등주간 맞아 일상 속 양성평등 가치 확산

경상 / 정충근 기자 / 2026-09-03 08:50:04
산업현장 여성부터 육아휴직 아빠까지, 울산 곳곳에서 변화 시작
▲ 울산광역시청

[뉴스앤톡] 매년 9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양성평등주간이다.

울산시는 2026년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모두의 성평등, 더 넓고 더 깊게’를 메시지로 기념행사와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일상 속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나선다.

양성평등이라고 하면 아직도 여성만을 위한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양성평등은 어느 한쪽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다. 성별 때문에 일과 돌봄, 직업과 경력, 사회참여의 기회가 제한되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능력과 선택에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울산시는 올해 양성평등주간을 통해 이러한 양성평등의 의미를 시민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울산의 산업현장과 가정, 공공부문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통해 양성평등이 여성과 남성 모두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가치라는 점을 알린다.

산업현장을 함께 만드는 울산 여성들

산업도시 울산의 현장에는 이미 많은 여성들이 생산과 기술, 관리와 안전을 담당하고 있다.

조선소의 거대한 선박 안에서 보온재를 시공한 여성 숙련기술자가 있었고, 자동차 부품 생산현장에서 기술을 익혀 생산관리자로 성장한 뒤 해외 현장에서 기능을 전수한 여성도 있다.

온산공단 등 플랜트 현장에서는 여성 산업안전 감시인들이 유독·화기·밀폐·크레인 작업의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이들은 울산 산업의 주변부가 아니라 생산과 기술, 관리와 안전을 담당하며 울산 산업을 함께 만들어 온 당당한 주체들이다.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수록 여성에게는 더 다양한 직업 선택의 가능성이 열리고, 기업은 더 넓은 인재풀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아이를 함께 키우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양성평등의 변화는 가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난 뒤 두 달 가까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아빠가 있는가 하면, 아내의 육아휴직이 끝난 뒤 ‘배턴터치’해 1년 동안 직접 아이를 돌본 아빠도 있다.

현대중공업과 롯데정밀화학 등 울산의 산업현장에서도 남성 근로자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해 왔으며, 공공기관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울산 100인의 아빠단’에서는 매년 아빠들이 아이들과 놀이·교육·체험활동을 함께하며 일상적인 돌봄의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아빠의 육아 참여는 단순히 엄마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넘어 아이와 부모 모두의 삶을 변화시키고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가족문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

양성평등 정책, 남성에게도 기회가 된다

양성평등 정책의 혜택이 여성에게만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공무원 양성평등채용목표제는 어느 한 성의 합격자가 일정 비율에 미달할 경우 해당 성의 응시자에게 추가 합격 기회를 주는 제도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방직 공무원에서 이 제도를 통해 추가 합격한 사람은 남성 458명, 여성 153명으로 남성이 여성의 약 3배에 달한다.

이는 양성평등 정책이 여성을 일방적으로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 어느 쪽이든 성별 때문에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라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양성평등의 핵심은 ‘누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인가’가 아니라 ‘성별 때문에 기회를 잃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에 있다.

여성은 돌봄 부담을, 남성은 생계 부담을 함께 나눈다

양성평등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족의 생계는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오랜 부담을 덜어주는 변화이기도 하다.

여성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정당한 임금을 받으며 가족의 경제적 책임을 함께 나누면 남성 역시 가족의 생계를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일과 가족생활을 보다 균형 있게 선택할 수 있다.

육아휴직 기간의 소득보장을 강화하는 것 역시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가구소득 감소에 대한 부담을 낮춰 남성도 생계 걱정을 덜고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남성의 돌봄 참여가 늘어나면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남성은 아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여성에게는 돌봄 때문에 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남성에게는 생계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만드는 것. 이것이 양성평등이 지향하는 변화다.

양성평등한 일터가 울산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양성평등한 조직문화는 이제 근로자를 위한 복지를 넘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경영전략으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며, 육아휴직과 유연근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조직문화가 이에스지(ESG)의 사회적 가치(S)와 다양성·공정성·포용성(DEI)의 중요한 요소로도 강조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울산의 주력산업이 인공지능(AI)와 미래이동수단(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등 미래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성별에 관계없이 다양한 인재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는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남성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업,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으로 인정받는 기업은 결국 모든 직원이 일하기 좋은 기업이다.

양성평등은 기업에 부담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인재와 가능성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경쟁력이다.

“모두의 성평등, 더 넓고 더 깊게”

울산시는 올해 양성평등주간을 계기로 이러한 변화가 일터와 가정, 지역사회 곳곳으로 더욱 넓고 깊게 확산될 수 있도록 양성평등 문화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경력 유지를 지원하고 남성의 돌봄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기업과 공공기관의 양성평등한 조직문화를 확산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양성평등은 여성에게 더 많은 것을 주거나 남성에게 무엇인가를 양보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성별에 따른 역할과 기회의 제약을 줄여 여성과 남성 모두의 선택지를 넓혀가는 것”이라며 “여성은 일할 기회를, 남성은 돌볼 기회를 보다 자유롭게 선택하고 함께 책임지는 것이 양성평등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양성평등주간의 메시지인 ‘모두의 성평등, 더 넓고 더 깊게’처럼 양성평등이 특별한 구호에 머물지 않고 울산시민 모두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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