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민향기 의원, IB 프로그램 도입의 필요성과 과제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양적 확대에 앞서 대전 교육만의 철학 정립 및 일반학교와의 형평성 확보 방안 모색
정충근 기자
didgusah5449@naver.com | 2026-10-20 16:40:12
[뉴스앤톡] 대전광역시의회 교육위원회 민향기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20일 대전시의회에서 ‘IB(국제 바칼로레아, 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 대전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대전시교육청이 현재 20개교인 IB 운영학교(탐색·관심·후보학교)를 2030년까지 60개교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정책 추진의 타당성을 점검하고 학교 현장의 우려와 보완 과제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IB는 196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학교 학생들이 국가를 옮겨 다니더라도 학업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대학 진학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개발된 국제 교육 프로그램이다. 제네바 국제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여러 국제학교가 개발에 참여했으며, 지식 암기보다 탐구·토론 중심의 수업과 서·논술형·수행 중심의 평가를 강조한다. 학교가 IB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기 위해서는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의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후보학교 단계의 신청·컨설팅 비용과 인증 이후의 연간 프로그램 운영비 등 관련 비용을 IBO에 지불해야 한다.
주제 발제에 나선 충남대학교 교육학과 박수정 교수는 국내외 IB 도입 사례와 문헌 연구를 분석하며 “IB는 수업과 평가 개선을 위한 여러 선택지 중 하나일 뿐, 프로그램 도입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60개교 확대라는 규모 중심의 계획에 앞서 대전형 혁신학교(창의인재 씨앗학교)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IB가 어떤 추가적 가치를 제공하는지 실증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IB 학교와 일반학교 간 행·재정적 지원 격차 ▲공립학교 순환전보에 따른 전문성 단절 ▲IBO 로열티와 예산 투입 대비 효과성 검증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학교 현장 교원과 교원단체, 학부모, 교육청 관계자가 IB 도입의 가능성과 현실적 과제를 논의했다.
서대전고등학교 강현주 교장은 후보학교로서 2028학년도 입학생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며, 서·논술형 중심의 IB DP 과정과 현행 내신 5등급제 및 수능 중심의 대입 체제 간의 불일치로 학교 구성원들의 고민이 큰 만큼 교육청과의 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동중학교 오수민 교사는 IB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깊이 있는 탐구 학습을 구현하는 구체적 수업·평가 체계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간고사를 폐지하고 전 학년에 서·논술형 및 구술형 평가를 도입한 결과, 사교육 없이도 학생들의 학습 효능감과 수업 참여도가 향상되는 성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양중학교 송지윤 교사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느린 학습자, 이주배경 학생 등 다양한 학생이 함께하는 일반학교에서는 높은 문해력과 자기주도성을 요구하는 IB 수업 적용에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행정업무 경감 없이 IB를 확대할 경우 또 다른 업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인증 학교 확대보다 선도학교의 수업 자료를 일반학교에 공유해 점진적인 교실 변화를 유도할 것을 제안했다.
대전교사노동조합 이윤경 위원장은 현장 의견을 토대로 ▲2022 개정 교육과정과의 중복성 ▲교원 업무 과중 및 자율성 침해 ▲사교육 유발과 교육격차 심화 ▲순환전보에 따른 지속가능성 한계 ▲학생 성향에 따른 학습 부담과 갈등 ▲대입 연계의 불투명성 ▲IBO 로열티 등 재정 부담을 주요 쟁점으로 제시하며 무리한 양적 확대를 경계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 강영미 회장은 일회성 설명회에 그치지 않고 학부모와 교사의 의견이 실제 정책 수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시적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하고, 오지선다형 중심의 대입 평가제도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시교육청 장오희 장학관은 올해 12월까지 20회 이상의 설명회와 공청회를 거쳐 현장 의견을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부터 동부권을 시작으로 초·중·고 연계 클러스터인 ‘IB 교육지구’를 구축하고, 교원 행정업무 감축과 초빙·전보 등 인사제도 개선, 신청 학교의 교원 동의율 요건 강화 등을 통해 현장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좌장을 맡은 민향기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IB의 교육적 이상과 학교 현장의 현실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고, 대입 연계와 교원 업무 경감, 재정 형평성 등 핵심 과제를 도출했다”며 “중요한 것은 IB 학교를 몇 개로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대전에서 어떤 학교와 교육을 만들 것인가’인 만큼, 오늘 제시된 현장의 의견이 교육청의 정책 수립과 의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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