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대응+생활서비스복원+청년정착” 한번에 전북연구원, ‘우리동네에 청년사장님을 모십니다’ 제안
생필품 판매부터 택배·배송까지, 마을에 필요한 기능을 모은 ‘복합편의점+α’ 제안
정충근 기자
didgusah5449@naver.com | 2026-09-21 13:15:29
[뉴스앤톡] 전북연구원은 이슈브리핑(352호) '우리동네에 청년사장님을 모십니다'를 통해 인구감소로 사라진 동네가게의 기능을 청년 창업과 연결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주민에게는 가까운 곳에서 장을 보고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가게를, 청년에게는 지역에서 일하며 살아갈 기반을 마련해 지방소멸에 함께 대응하자는 구상이다.
인구가 줄면 가게의 손님도 줄어든다. 가게가 문을 닫으면 주민들은 생필품을 사기 위해 더 멀리 이동해야 하고, 생활이 불편해지면 다시 주민이 떠나는 악순환이 생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인구감소 면 지역 분석에 따르면, 면당 소매업체 수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6.1%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히 가게 하나가 문을 닫는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이 동네에서 일상생활을 이어갈 기반이 약해지는 문제로 진단했다.
핵심 모델은 ‘우리동네 복합편의점+α(알파)’다. 생필품과 식품 판매, 주문·택배 등 기본 기능에 마을마다 필요한 서비스를 더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주민들이 모일 공간이 부족한 곳에는 카페나 작은 서점을, 수리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곳에는 생활수리 기능을 결합할 수 있다. 모든 마을에 똑같은 가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없어서 불편한 것’을 채우는 방식이다.
추진 순서도 건물부터 짓는 기존 사업과 다르다. 먼저 마을에 어떤 서비스가 부족한지 조사하고, 참여할 청년이 2~4주간 마을에 머물며 주민을 만나고 시험 영업을 해보도록 제안했다. 예상 손님과 수입, 운영비를 따져 가게를 꾸준히 운영할 수 있는지 확인한 뒤, 그 사업에 맞춰 빈 상가나 빈집 등을 고쳐 사용하는 방안이다.
이 사업에서 청년사장은 지자체로부터 월급을 받는 직원이 아니라 자신의 가게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독립 사업자다. 상품 판매와 음식, 배송, 체험 등으로 수입을 만들고, 지자체는 초기 공간·설비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맡는다. 청년이 사업뿐 아니라 지역생활에도 적응할 수 있도록 주거·이사 지원, 창업교육, 다른 청년사장들과의 교류도 함께 연결하도록 제안했다.
다만 주민에게 꼭 필요하지만 판매수입만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서비스에는 공공이 정당한 비용을 지급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취약가구에 물건을 배송했다면 실제 완료한 가구 수와 배송 횟수를 확인해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청년에게 공익적인 일을 무상으로 떠맡기지 않으면서도, 매출이 없는 가게를 보조금만으로 유지하는 방식은 피하자는 취지다.
연구진은 전북 인구감소지역 10개 시·군의 면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얼마나 부족한지와 가게를 지속해서 운영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함께 살펴 대상지를 선정할 것을 제안했다. 2027년 3곳을 시작으로 2028년 4곳, 2029년 3곳을 추가해 총 10곳을 운영하는 구상이다. 단순히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이 아니라, 주민에게 꼭 필요하면서도 가게를 유지할 수 있는 곳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업비는 공간과 장비, 청년의 초기 정착, 배송체계와 공공서비스 지원 등을 포함해 10곳에 총 50억 원을 투입하는 안을 제시했다. 건물과 장비에만 예산을 쓰지 않고 실제 운영과 정착에도 투자해, 보기 좋은 시설보다 오래 운영되는 가게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이후 가게의 운영 지속 여부, 청년의 지역정착, 주민 만족도와 서비스 이용 편의 등을 평가해 성과가 확인된 모델을 확대하도록 제안했다.
연구책임자인 김동영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브리핑에서 청년을 지역으로 불러오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의 생활문제를 해결하며 꾸준히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사업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에게는 계속 살 수 있는 동네를, 청년에게는 일하며 정착할 수 있는 삶터를 만드는 것이 이번 제안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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