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합천을 다시 찾는 이유? 스포츠로 답하다

11만에서 18만 명까지, 숫자가 증명한 합천의 선택

정충근 기자

didgusah5449@naver.com | 2026-01-21 11:20:42

▲ (2026~2028)춘계 전국남여 유도연맹전 협약식
[뉴스앤톡] 왜 사람들은 다시 합천을 찾기 시작했을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소비 위축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지방 소도시는 생존 전략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관광이나 산업 중심의 단기 처방만으로는 더 이상 지역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합천군 역시 기존 지역발전 전략의 한계를 직시했다. 이에 합천군은 ‘사람이 다시 찾는 구조’를 만드는 해법으로 스포츠대회 유치에 주목했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반복 방문과 체류를 유도할 수 있는 전략으로 스포츠를 지역 활력 회복의 핵심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다.

‘스포츠도시’로 브랜드화 세계적 추세

이러한 선택은 결코 즉흥적인 판단이 아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스포츠를 통해 쇠퇴한 도시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도시재생에 성공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미국의 인디애나폴리스와 영국의 셰필드, 맨체스터가 대표적이다. 특히 영국 셰필드는 전통적인 철강도시였으나 1990년대 초 철강산업의 급격한 하락으로 도시경제가 붕괴되자, 인디애나폴리스를 벤치마킹해 각종 경기장과 체육시설을 건설하고 스포츠대회 유치에 집중했다. 이후 공연·이벤트·관광과 연계한 활용도를 높이며 ‘스포츠도시’로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했고, 이는 관련 산업의 동반 성장과 고용 창출로 이어졌다.

이처럼 최근 세계 여러 도시와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은 스포츠를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경쟁력 회복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스포츠 활용이 단기적·일회성 전략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스포츠도시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의 스포츠 기반 조성과 이를 지역개발 전략과 연계하는 중·장기적 관점이 필수적이다. 다시 말해, 스포츠는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대회가 사람을 부르고, 사람이 지역경제를 살렸다

합천군의 전략은 이러한 문제의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민선8기 출범 이후 합천군은 체육대회 유치를 지역 활력 회복의 핵심 전략으로 설정하고 체육 인프라 확충과 대회 유치를 병행해 왔다. 2022년 하반기 18개 대회를 시작으로 2023년 32개, 2024년 41개, 2025년 42개의 스포츠대회를 개최했으며, 2026년에는 신규 전국대회 9개를 포함해 총 50여 개 대회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참가 연인원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3년 113,366명에 불과했던 참가 인원은 2024년 153,493명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약 185,972명에 달하며 체류형 방문객 증가라는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냈다. 대회 기간 숙박시설과 음식점 이용이 늘어나고, 주말을 중심으로 지역 상권 전반에 소비가 확산되면서 스포츠대회는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현실적인 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합천군 자체 브랜드 대회의 성장이다. 2025년 개최된 합천벚꽃마라톤대회는 13,207명이 참가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고, 올해 대회는 접수 시작 49분 만에 조기 마감되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전국 최고 수준의 파크골프 인프라를 기반으로 개최된 제1회 합천군수배 전국파크골프대회 역시 전국 동호인들의 높은 관심을 끌며 합천의 스포츠 경쟁력을 입증했다.

다목적체육관 준공, 실내·외 균형 갖춘 체육도시 기반 마련

지난해 9월 준공된 다목적체육관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한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계절과 날씨에 제약받던 기존 야외시설의 한계를 극복하며 실내 전국대회 유치가 가능해졌고, 이를 기반으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대회, 전국실업유도선수권대회, 문체부장관기 생활체육전국체조대회 등이 연이어 개최됐다. 2026년에는 배드민턴, 유도, 레슬링, 태권도 등 정례화 가능성이 높은 실내 종목 중심의 전국대회가 추가로 유치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유치한 신규 대회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정례화 가능성이 높은 종목 위주로 구성되어 향후 지속적인 방문 수요를 예고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유달형 체육회장의 조정 역할 아래 각 종목단체 관계자들이 현장 중심으로 움직이며 대회 유치 가능 종목을 적극 발굴한 결과로, 기존 야외 종목에 머물던 구조를 넘어 실내종목 신규 대회 유치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회를 연중 개최함으로써 특정 시기에 집중되던 소비를 일상으로 확장시키는 효과를 만들고 있으며, 이는 스포츠대회 유치의 가장 큰 강점으로 평가된다.

‘스포츠의 고장 합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관광·숙박 등 연관 산업 발전, 도시 이미지 제고를 통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대외적으로는 지역의 지명도와 이미지 향상, 타 지역과의 교류, 친선 도모에 기여하며, 이러한 유·무형의 효과는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의 재생산 자원이 된다.

단발성 대회를 넘어, 4개군 연대로 도민체전까지

합천군은 여기에 더해 인근 4개 군과의 연대를 통해 도민체육대회 공동 유치라는 성과까지 이끌어냈다.

지난해 ‘4개군 스포츠 활성화 토론회’를 시발점으로 인근 4개군 도민체육대회 유치라는 공동 목표를 이루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단일 지자체를 넘어 광역적 협력 모델로 확장된 사례로, 스포츠를 매개로 한 지역 상생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합천군의 스포츠 전략은 ‘대회 유치–외부 방문객 유입–지역 소비 확대–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지역 활력 회복’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공동체 연대와 도시 브랜드를 동시에 강화하는 합천의 선택은 지방 소도시가 나아갈 하나의 현실적 대안이 되고 있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합천의 스포츠대회 유치는 단순히 대회를 많이 여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다목적체육관을 중심으로 실내·외 종목을 균형 있게 육성하고, 단발성 행사가 아닌 중·장기 유치 전략을 통해 합천이 스포츠로 기억되는 지역이 되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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