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에서 오늘까지, 옷을 통해 다시 묻는 인간의 시간...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 × 파츠파츠, 《시간의 손님 展》 개최

전곡선사박물관과 패션디자이너 임선옥(PARTsPARTs), 선사와 현대를 잇는 협업전시 개최

정충근 기자

didgusah5449@naver.com | 2026-09-28 10:25:24

▲ GUEST OF TIME
[뉴스앤톡]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은 2026년 9월 29일부터 10월 25일까지 전곡선사박물관 고고학체험실에서 패션디자이너 임선옥(PARTsPARTs)과 함께 협업전시 《시간의 손님》을 개최한다. 개막식은 10월 1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임선옥은 PARTsPART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2024년 대한민국 패션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국립한글박물관, 광주비엔날레 등 문화예술 분야와 함께 패션과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도 선사시대의 옷을 복원하거나 현대 패션을 박물관에 옮겨놓는 데 머물지 않는다. 선사에서 시작해 인류가 지나온 시간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고, 현대인은 어떻게 살아가며 미래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패션이라는 동시대적 언어로 질문한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인간을 자연과 문화유산의 영원한 소유자가 아니라 이를 잠시 물려받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시간의 손님(Guest of Time)’으로 바라본다. 선사유산을 환경으로 확장해 오늘의 삶과 연결하려는 박물관의 방향성과 재료의 사용과 생산방식 자체를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다시 설계해 온 임선옥의 작업이 인간의 몸과 옷, 먹고 모이는 행위와 공동체 등을 표현하는 전시를 통해 만난다.

전시장에는 전곡선사박물관의 고인류 골격에 현대 의복이 입혀진 작품 10점 내외가 설치된다. 고인류를 감싸는 패브릭에는 인류 문명에 영향을 미친 역사적 인물의 초상과 상징적 문자·기호 등이 담긴다. 특정 인물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거나 위인을 기념하기보다, 오래된 인류의 몸 위에 후대가 기억해온 얼굴과 이미지가 겹쳐지는 장면을 통해 육체는 사라져도 생각과 이미지, 질문은 시대마다 다시 읽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을 만드는 방식 역시 전시의 메시지와 연결된다. 일반적인 의복 제작처럼 원단을 패턴에 맞춰 잘라내지 않고 한 폭의 원단 위에 이미지를 디지털 프린트한 의복을 고인류가 입는다. 재단 과정에서 생기는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식이다. 전시가 끝나면 이 패브릭 역시 버리지 않고 실제 사람이 입을 수 있는 의복으로 다시 제작한다. 하나의 소재가 ‘원단–전시 작품–의복’으로 역할을 바꾸며 시간을 이어가는 셈이다.

전시 작품 중앙에는 서로 다른 시대를 잇는 ‘시간의 식탁’이 놓인다. 그 주변에는 기원(ORIGIN), 지식(KNOWLEDGE), 권력(POWER), 진보(PROGRESS), 책임(RESPONSIBILITY)을 주제로 한 질문이 이어진다. 관람객은 작품과 식탁 사이를 자유롭게 거닐며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발전은 언제나 진보인가”, “우리는 미래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10월 1일 개막식에서는 ‘시간의 식탁’이 실제 향연의 장소로 잠시 전환된다. 선사시대 식생활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채집하고, 불을 사용하고, 음식을 가공하고, 함께 나누어 먹어온 인간의 오래된 행위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음식을 선보인다. 행사 후에는 식탁 위 음식이 사라진 자리에 패브릭과 오브제가 남으며, ‘향연의 자리’는 다시 ‘향연이 지나간 흔적’이라는 전시 장면으로 바뀐다.

이번 전시에서 전곡선사박물관과 임선옥이 함께 바라보는 대상은 결국 오늘의 인간이다. 생존을 위해 옷을 만들었던 선사인부터 대량생산과 소비 이후 다시 ‘무엇을 어떻게 입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오늘의 인간까지 서로 다른 시간을 한 공간에 겹쳐 놓으며, 관람객에게 묻는다.

우리는 인류가 지나온 시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리고 이 시간의 손님인 우리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고, 미래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전시는 2026년 9월 29일부터 10월 25일까지 전곡선사박물관 고고학체험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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