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조선의 한양 사람 되어 걷는 성곽길…한양도성 ‘백로’ 절기행사

호패 받고 한양 사람들 만나는 몰입형 상황극…과거시험․전통놀이 참여형 미션도

정충근 기자

didgusah5449@naver.com | 2026-09-04 09:45:11

▲ '한양도성 절기행사' 포스터
[뉴스앤톡] 서울시는 5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흥인지문과 성곽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흥인지문공원 일대에서 한양도성 절기행사 ‘도성에서 만나는 조선의 하루, 백로(白露)’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24절기 중 열다섯 번째 절기인 ‘백로’를 앞두고 한양도성의 역사와 자연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참가자가 이야기 속 인물이 되어 공연과 체험을 이어가는 ‘몰입형 상황극’ 방식으로 진행해, 한양도성을 관람하는 데서 나아가 조선시대 도성의 일상을 직접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백로(白露)’는 밤 기온이 내려가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뜻의 절기로,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는 때를 알린다. 조선시대에는 한 해 농사의 풍요를 점치기도 했다.

행사는 풍물패와 조선시대 한양 사람들이 함께하는 ‘도성 길놀이’로 시작된다. 참가자는 행사장 입구에서 도성 출입 자격증인 종이 호패를 받은 뒤, 유생과 포도대장, 사또와 이방, 왈패, 주모, 상인 등 다양한 인물과 만나며 성곽길을 따라 이동한다.

호패 발급소에서는 전문 서예가가 참가자의 이름과 덕담을 적어주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발급받은 호패는 행사장 곳곳에서 조선의 한양 사람들과 소통하고 미션에 참여하는 데 활용된다.

성곽길 곳곳에서는 조선시대 생활상을 소재로 한 상황극과 참여형 미션이 펼쳐진다. 참가자는 과거시험에 낙방한 유생을 도와 문제를 풀거나 왈패․야바위꾼과 전통놀이 대결을 벌이며 다음 지점으로 이동한다. 가위바위보와 투호, 딱지치기 등 내․외국인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놀이로 구성했으며, 미션을 완료하면 엽전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AI 화원(畫員)’에서는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조선시대 초상화 느낌으로 구현한 엽서를 받을 수 있다. ‘침방 체험’에서는 한양도성 너머 창신동의 봉제산업과 연계해 성곽의 형태를 바느질로 표현한 ‘성곽스티치 키링’을 만들어본다.

이 밖에도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으로 이어지는 한양의 수도성곽을 팝업북과 VR 입체카드로 살펴보는 체험이 운영된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순라군 복장을 한 ‘성곽지킴이’와 운세를 살펴주는 일일 관상가도 만날 수 있다. 각 체험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준비된 재료가 소진되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

성곽길을 무대로 전통공연도 이어진다. 오후 2시 도성 길놀이를 시작으로 오후 3시 풍물․상모 공연, 오후 4시 판소리 공연이 차례로 펼쳐져 행사장에 조선시대 도성의 흥겨운 분위기를 더한다.

한양도성과 흥인지문 일대의 역사를 깊이 있게 살펴보는 ‘도성 탐험대’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흥인지문공원 입구에서 출발해 한양도성박물관까지 관람하는 코스로, 오후 2시 30분과 3시 30분, 4시 30분 등 총 3회 진행된다. 회차당 10명까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한편, 행사 장소인 흥인지문공원은 한양도성 순성길의 주요 지점으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해 유명해진 낙산 성곽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인근에는 한양도성박물관과 창신동 봉제거리, 동대문 일대가 자리해 조선시대 도성의 역사부터 현대 서울의 산업과 문화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시는 행사를 통해 한양도성이 품고 있는 역사와 자연, 문화적 가치를 알릴 계획이다. 전통적인 절기문화에 현대적인 체험 콘텐츠를 접목해 내․외국인 방문객이 함께 즐기고, 한양도성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살아 있는 도시유산’으로 경험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민수홍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행사는 서울 대표 문화유산인 한양도성에서 가을을 알리는 백로(白露)의 의미와 조선시대 도성 사람들의 일상을 함께 경험하도록 마련했다”라며 “가을이 다가오는 흥인지문공원에서 성곽길을 걸으며 한양도성의 역사와 매력을 새롭게 발견해 보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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