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내 집에서 계속 사는' 지역사회 돌봄 제안

경기도 고령자 95.6%, “가능한 한 내 집에서 오래 살고 싶다”

정충근 기자

didgusah5449@naver.com | 2026-07-30 08:05:10

▲ 경기연구원. AI를 활용한 이미지
[뉴스앤톡] 경기연구원은 100세 시대를 맞아 고령자가 익숙한 집과 동네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돌봄과 고령친화 공간계획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새 시대의 효자는 ‘지역사회’: 100세 시대, “내 집에서 계속 산다”’는 고령화 시대의 핵심과제가 단순한 돌봄 서비스 확대가 아니라 의료・돌봄・주거・이동・사회참여를 한동네 안에서 연결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가족이 노후 돌봄을 맡는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앞으로는 익숙한 지역사회가 고령자의 일상을 함께 지탱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40년에는 세계 최초로 65세 이상 인구가 40% 이상인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10~20년은 노후 생활 방식이 크게 바뀌는 전환기가 될 수 있다.

경기연구원이 경기도 도시지역 만 60세 이상 고령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내 집 거주’ 선호가 뚜렷했다. “언제까지 자기 집에서 거주하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 40.3%는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을 때까지, 35.0%는 조금 불편해도, 20.3%는 많이 불편하더라도 내 집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다. 최대한 빨리 요양시설로 옮기고 싶다는 응답은 4.3%에 그쳤다. 건강이 나빠지거나 거동이 불편해져도 42.3%는 집으로 찾아오는 도움을 받으며 내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고, 가족과 함께 살거나 가족 근처로 이사하고 싶다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66.7%가 집 또는 가족 인근 거주를 희망했다

고령자들이 생각하는 ‘동네’는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였다. 일상적으로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도보 시간은 평균 17.5분으로 나타났다. 병원, 약국, 복지관, 주민센터, 공원, 생활편의시설 같은 필수 인프라가 고령자의 보행권 안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약 420~840m, 즉 10~20분 안팎의 생활권이 노후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노후 생활의 두 축을 ‘건강’과 ‘즐거움’으로 제시했다. 집이나 동네에서 계속 살기 위해 필요한 지원사항은 ‘신체적 건강 지원’이 가장 높았고, 현재 사는 주택이나 동네에 살기 어려워지는 이유도 ‘좀 더 전문적인 의료・건강 돌봄이 필요해서’가 51.0%로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의사와 간호사의 방문, 식사・이동・병원동행・응급안전관리・주거환경 개선 등이 한 번에 연결되는 통합돌봄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의료와 돌봄뿐 아니라 즐거움과 사회참여도 중요하게 제시됐다. 고령자의 평균 외출 빈도는 주 3.24일이었고, 동네 친구나 지인과의 교류는 주 1~2일 39.7%, 월 1~2일 32.3%였다. 특히 남성 고령자는 동네 친구・지인과의 교류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17.9%로 여성 4.2%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동호회, 봉사활동, 텃밭 가꾸기, 합창단, 생활체육 등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지역 안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거와 보행환경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자택에서노후를 보내기 위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모든 주택 유형에서 ‘안전’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단독주택은 39.5%, 연립・다세대는 62.7%, 공동주택은 41.3%가 계단, 욕실, 주택 출입구 등 안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안전손잡이 설치, 미끄럼방지 바닥재, 단차 제거, 외부 계단과 진입로 정비가 필요하며, 지역 차원에서는 좁은 보도 개선, 경사로 설치, 휠체어 친화적 디자인, 벤치와 쉼터 확충, 수요응답형 교통과 소규모 셔틀 활용 등이 필요하다. 핵심은 고령자가 병원과 복지시설에 가기 위해 큰 결심을 해야 하는 도시가 아니라, 평소 산책하듯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있다.

유지현 경기연구원 도시주택연구실 연구위원은 “100세 시대의 좋은 노후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집과 동네에서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것”이라며 “고령자를 위한 정책은 돌봄만 따로 떼어낼 것이 아니라 의료, 주거, 이동, 사회참여를 걸어서 갈 수 있는 지역사회 안에서 촘촘히 연결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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