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27년 만에 열린다… 국보 원각사지 십층석탑, 유리 너머 '맨눈'으로

3월 4일부터 15일까지 특별 공개…1999년 보호각 설치 후 처음

정충근 기자

didgusah5449@naver.com | 2026-02-23 08:00:19

▲ 지난 20일 진행된 사전 공개회 현장
[뉴스앤톡] 종로구는 오는 3월 4일부터 15일까지 탑골공원 내 국보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의 내부를 시민에게 공개한다.

1999년 산성비와 조류 배설물로부터 석탑을 보호하기 위해 유리 보호각을 설치한 이후, 시민이 석탑 바로 앞까지 다가설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1467년 세조 재위 당시 왕실 발원으로 건립된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화강암이 주류인 우리나라 석탑 가운데 드물게 대리석으로 조성된 희귀 유산이다. 탑신 곳곳에 새겨진 정교한 불·보살상과 문양은 당대 불교 미술의 정수로 꼽힌다.

하지만 보존을 위해 설치한 유리 보호각은 두꺼운 유리와 빛 반사로 인해 세밀한 관람을 어렵게 했을 뿐 아니라, 결로 현상과 통풍 불량을 유발해 석탑의 물리적 훼손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구는 이번 개방을 계기로 기존 보존 방식의 한계를 직시하고, 시민들이 국보의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한다. 이를 토대로 국가유산청과 함께 실효성 있는 보존 대책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개방에 앞서 지난 20일 정문헌 구청장을 비롯해 이종찬 탑골공원 성역화추진위원장, 성균관대학교 부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 공개회를 열고 현장 점검을 마쳤다.

해설은 성균관대학교 동아리 ‘역사좀아일’이 맡는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시민 주도형 투어를 접목한 도슨트 프로그램으로 ‘성균관대학교 2025 S-Global Challenger 대상’ 등을 수상하며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다.

관람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을 통해 2월 23일부터 사전 예약할 수 있으며, 잔여 인원에 한해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관련 문의는 종로구 문화유산과로 하면 된다.

이번 개방은 종로구가 추진 중인 ‘탑골공원 개선사업’의 상징적인 출발점이다. 지난해 11월 공원 일대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해 고질적인 음주 소란 문제를 해결한 데 이어, 서문 복원 등 공간 정비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탑골공원의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하고 도심 속 시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정문헌 구청장은 “이번 관람은 오랜 시간 유리 뒤에 가려져 있던 국보의 진면목을 시민들께 온전히 돌려드리는 소중한 계기이자, 문화유산 보존의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탑골공원의 역사성을 회복하여 모든 시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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